[2024/2025 회고] (3) 내 코드를 60만명이 거쳐갔다니...
4개월간 휴식을 취하고, 5월 초 부터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. 여의도의 한 손해보험사 건물이었는데, 전 회사도 여의도에 있던 터라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.
첫 프리랜서 커리어, 그리고 첫 이직(?) 후 회사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. 하지만 특유의 훈련된 커뮤니케이션 덕분에 주변 프리랜서 분들께 많은 조언을 구할 수 있었고,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.
상당히 의외였던 건, 상상보다 업무 강도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았다는 것. 다들 앓는소리를 하거나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힘들다고 했지만,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. 누구나 자기만의 지옥이 있는 법이니까.
거기에 하루 왕복 4시간씩 출퇴근한다고 했더니 미친놈 취급받은 건 덤이었다.
이전 직장에서는 더했지 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적응된 걸까. 새벽 3시에 오는 전화도 별생각 없이 받고 대응하다 보니, 주변에서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.
나는 프로젝트에서 계정계 서비스와 본인인증 파트를 맡았다. 업무 강도와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. 본인인증 관련 연계 업체만 6곳이나 되었기 때문에 콜 업무도 잦았고, 야근도 많았다.
그렇게 맞은 오픈 첫 주. 4~50만 명이 가입하는 트래픽을 보면서, 내가 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걸 실감했다.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.
겨울에는 프리랜서 6개월 차에 감사하게도 정직원 전환 제안을 받게 되었다. 나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 정말 즐거운 계절이었다.
어느 날, 커피 한잔 하자는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.